▶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투자에 금융지원까지 묶은 패키지
▶ 산업장관, 러트닉 자택서 패널 준비해 직접 설명… “미국 높은 관심”
한미 양국이 8월 1일을 시한으로 두고 막판 관세 협상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에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28일(한국시간)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미국시간) 해외카지노 하워드 러트닉 장관의 자택에서 진행된 한미 산업장관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MASGA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 우리 정부 차원의 한미 조선 산업 협력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해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쇠락한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현지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를 정부 주도의 공적 금융 지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뒷받침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평가된다.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금융 지원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 기관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 금융 기관 고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관련된 프로젝트는 기존에도 다양한 지원이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다면 이 같은 방향의 지원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 측에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 정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 협상 금액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장관은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이뤄진 협의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패널을 보이면서 '마스가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고 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를 정할 '키맨'으로 여겨지는 러트닉 장관도 우리 측의 제안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26일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협상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의 전략 경쟁 상대인 중국과 세계 1위를 다투는 한국 조선 산업은 간절히 자국 내에서 조선 산업 재건을 원하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만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경쟁국인 일본은 지분 투자, 대출, 보증을 합쳐 총 5천50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투자 패키지 약속을 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각각 15%로 내리는 데 성공했고, 이어 유럽도 6천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바탕으로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뤄냈다.
경제 규모가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작은 한국으로서는 이들 국가와 유사한 규모의 투자 약속을 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큰 형편이다.
한국 정부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투자 의향을 바탕으로 '1천억달러+α' 규모의 대미 직접 투자 제안을 미국 측에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면상 일본, EU의 투자 패키지 제안과는 차이가 크다.
이에 정부는 한국이 조선을 포함해 자국 내 제조업 부흥을 궁극적 목표로 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목표에 가장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산업 동맹'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단순 재정 지원에 초점을 맞춘 일본과 차별화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조선 산업의 경우 서방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인력 양성, 기술 이전, 조선소 건설 및 운영까지 실질적인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조선업 현장부터 자금 지원까지 아우르는 패키지인 '마스가 프로젝트'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EU 등이 약속한 투자 약속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보증을 통해 규모가 부풀려지 측면이 있는 만큼 한국이 이들 나라의 길을 답습하기보다는 한국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측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일본이 제안한 5천500억달러의 투자 패키지도 직접 투자액은 1∼2%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투자에 관한 보증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그린필드형(생산시설 직접 투자) 위주의 '1천억달러+α'의 규모가 실제로는 더 큰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통째로 투자 지원을 하는 것으로 협상이 됐지만, 우리의 제안에는 다른 나라가 제공할 수 없는 내용이 담겼고, 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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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날렸다던데....뉴스가 늦네..